분류 전체보기
-
임관식Orbit 2026. 7. 23. 17:13
그날은 육군사관학교 졸업 및 임관식이 열리는 날이었다. 봄바람이 연병장 위 태극기를 느릿하게 흔들었다. 햇빛을 받은 졸업생들의 정복은 단정하게 빛났고, 군악대의 연주와 구령 소리가 넓은 대열 위를 번갈아 지나갔다. 서이현은 단상에서 조금 떨어진 내빈석에 앉아 있었다. 제701보병사단 작전참모부 소속 대위. 동기들보다 빠르게 주요 보직을 거쳐 소령 진급을 앞둔 그는 사단 안에서도 장래가 확실한 엘리트로 통했다. 상황 판단이 빠르고, 작전 계획에는 빈틈이 없었으며, 유능한 만큼 사람에게도 가혹했다. 그에게 임관식은 특별할 것 없는 공식 일정에 불과했다. 해마다 수백 명의 장교가 비슷한 얼굴로 단상에 올랐다. 긴장과 감격, 애써 감추려는 흥분. 이름과 성적만 다를 뿐 대개는 익숙한 풍경이었다. 졸업생 대표가 ..
-